[알파레이디 리더십]“소통·배려가 나의 힘… 훈련 때 약한 건 용서 안돼”
이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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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순 준장은 군뿐 아니라 사회 어떤 조직에서든 남성과 동등한 조건에서 일하되 “관계지향적인 여성의 장점을 발휘하라”고 주문했다. 똑같이 일하되 소통, 배려 등에서 남성들이 갖고 있지 않은 장점을 발휘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음은 알파레이디리더십 참가자와의 질의응답.

- 일반인들이 여군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큰 편견, 오해는 뭘까.

“1981년 임관 후 소위 계급장을 달고 밖에 나가면 다들 측은해하는 표정으로 ‘왜 군대를 갔느냐’ ‘하고 많은 직업 중에 왜 남자들만 드글드글한 군에 갔느냐’고 물었다. 정치외교학과를 다녔는데 내가 4학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1학년에 여학생 후배가 들어왔다. 같이 공부한 남학생들이 나를 여학생이 아니라 동료로 봤다. 그래서 적어도 군에 있는 이들이 내가 함께 배운 남학생들과 같은 수준이라면 같이 경쟁해서 능력 인정받고 진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내 앞에서 왜 군에 갔느냐고 하면 답을 할 수가 없더라. 군인하면 터프하고 무식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데 내 동료들도 나처럼 다 조그맣다. 외부의 편견 때문에 상처입은 점이 분명 있다. 이건 여군을 사회에 알리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 조직생활을 하려면 여성성을 극복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어떻게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며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었나.

“여군들이 훈련받을 때 남자보다 더 터프하다. 똑같이 해야만 사병들이 여성 장교들을 따라오기 때문이다. 동등한 선상에서, 조직 관리를 할 때 남자들이 갖고 있지 않은 여성성을 발휘하라는 뜻이지 항상 여성성을 강조하라는 게 아니다. 군복 입은 여성이라고만 생각하게 만들면 안된다. 군에서는 언제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전방 근무하는 여성 장교는 야외훈련 가면 씻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간다. 야전에서는 똑같이 생리현상을 해결하지만, 여군장교가 사병들과 똑같이 할 수는 없다. 장교이고 리더이기 때문에 훈련을 똑같이 하면서도 사병들 앞에서는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훈련 들어가기 보름 전부터 물을 안 먹으며 자기조절을 한다. 대신 남성들이 하지 못하는 배려 등에서 여성성을 발휘해야 한다.”

- 준장님을 진급시킨 분들, 인사고과를 하는 분들은 남자들이지 않나. 어떤 점을 좋게 봤다고 생각하나.

“내 위치를 내가 정확히 파악하는 것?(웃음) 나설 때 나서지 않을 때, 내가 목에 힘을 주고 주장할 때, 아닐 때를 숱한 고민을 갖고 하는 거다. 처음 군생활 시작할 때, 여군들은 여군 관련 보직으로 대부분 들어갔다. 나는 당시 영어를 조금 해서 남성 위주의 조직에서 군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나를 아는 선배들이 내 능력이 잘 활용될 수 있는 곳으로 배치해줬다.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줬다. 그러면서도 소수 그룹을 대변할 때는 미친 듯이 돌진했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 여군에 지원하려는 학생이다. 어떤 성향이 여군에 적합한가.

“일단 신념이 있어야 한다. 사회 어느 조직을 가든 마찬가지겠지만, 신념을 가져야 한다. 여성들은 또한 발톱을 숨길 줄 알아야 한다. 결정적 순간에 펼칠 수 있도록. 아무때나 나서라는 게 아니라, 신념을 현실화할 수 있을 때에 의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전정신을 가져야 한다. 여군 장교가 되려고 7수를 해서 들어온 사람도 있다. 굉장히 좋게 생각한다. 신념이 없으면 합격해도 고된 훈련을 이길 수 없다. 그 신념은 면접을 볼 때도 나타난다. 그 다음은 체력이다. 체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 아이가 젖먹이일 때는 어떻게 가정생활과 군생활을 이끌어나갔는지.

“첫째와 둘째가 터울이 있다. 실은 척박한 환경 때문에 둘째를 낳지 않으려 했다. 우리 때는 임신 9개월반까지 한달에 5번 야간근무를 했다. 출산휴가도 보름정도밖에 못 쉬었다. 지금은 모성보호법이 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출산휴가 3개월에, 육아휴직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직업은 경제적 목표만 생각해서는 버틸 수 없다. 일정선에서 나를 희생하고, 가족이 희생하지 않으면 힘들다. 출산·육아정책은 군에서도 적극 지원하고 있으므로 지금은 아이를 방목하지 않아도 되니 안심하셔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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