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레이디 리더십]“변신의 시작은 나… 10년 전 수첩 보니 지금 내가 있더라”
윤민용·이인숙 기자 vista@kyunghyang.com
  • 글자크기
  • l
  • l
ㆍ아나운서에서 여행가·작가로… ‘팔색조 보헤미안’ 손미나

‘팔색조 보헤미안.’

언제부터인가 손미나씨에게는 이런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잘나가던 아나운서 일을 버리고 홀연히 스페인으로 떠나 여행작가로 변신하더니, 최근에는 소설을 펴냈다. 손씨는 지금 자유를, 변화를 갈망하는 2030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멘토다. 8월31일 알파레이디 리더십 포럼에 멘토로 나선 손씨는 안주하던 자신이 어떻게 변화를 꿈꾸고, 실천에 옮겼는지 그 비밀을 낱낱이 공개했다. 변화야말로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라는 손씨의 강연을 소개한다.

지난 8월 31일 알파레이디리더십 포럼의 멘토로 나선 손미나씨(오른쪽)는 “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지난 8월 31일 알파레이디리더십 포럼의 멘토로 나선 손미나씨(오른쪽)는 “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 변화의 시작은 나

여러분은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자주 깊게 생각하세요? 아마 남의 얘기하느라 바쁠 겁니다. 만날 인터넷 들여다보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거기 자신은 없잖아요. 모든 변화의 시작은 바로 ‘나’입니다.

대학시절 호주와 스페인에서 공부를 했어요. 한국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제 장점과 단점을 철저히 들여다보게 됐는데, 저는 굉장히 호기심이 많고 남들 얘기 듣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과 호흡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더라고요.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에서 남을 이해하고 살을 부대끼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보니 방송 일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나운서가 됐습니다.

아나운서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친구가 어떤 다큐멘터리에 대해 이야기를 해요. 7살 어린이들이 노는 모습에서 시작해서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 그들이 성장한 모습을 특별한 해설이나 자막 없이 편집한 다큐인데 그걸 보고 깜짝 놀랐대요. 모자이크 처리를 하더라도, 7살 아이와 37세의 어른이 짝을 맞출 수 있겠더라는 거죠.

저도 어린 시절이 담긴 사진첩을 꺼내 봤어요. 깜짝 놀랐어요. 저는 대학 4학년 때 저 자신에 대해 탐구해서 아나운서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어린 시절을 더듬어보니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시절보다 마이크를 들고 있는 사진이 더 많았던 거예요. 유치원 때도 마이크를 들고 인사하고, 초·중·고 다닐 때도 행사가 있으면 사회를 보고…. 제가 앨범만 제대로 봤어도 제 길을 알았을 텐데, 먼길을 돌아온 거예요.

자기 자신에게 모두 답이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나’라는 함정에 빠지면 안 됩니다. 내 발목을 잡는 것도 ‘나’거든요. 아나운서를 그만두려니 겁도 나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아 두렵더군요. 그래서 혼자 여행을 갔는데, 거기서 만난 외국인 친구가 물어요. “너 행복하니?” 이 물음에 죽어도 “그래”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 거예요. 변화가 필요하다는 확신을 그때 가졌습니다. 때로 인생에서 후퇴하는 것이 오히려 앞서가는 지름길입니다. 지금 이 문을 닫으면 인생이 끝날 것 같지만 다른 문이 항상 열린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 치밀한 계획과 철저한 준비

‘나’를 파악해서 내 길을 알아냈다면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치밀한 계획과 철저한 준비입니다. 사람들이 종종 저를 가리켜, 훌훌 떠나 스페인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찾았다고 말하는데요, 제가 충동적으로 떠난 건 아닙니다. 인생은 충동적으로 살아선 안 됩니다. 휴가를 갈 때에도 계획을 세우는데, 어떻게 인생을 계획없이 살 수 있겠어요.

아나운서가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 저는 존경하는 선배였던 이계진 아나운서의 연락처를 무모하게 수소문해서, 막무가내로 좀 만나달라고 전화를 드렸어요. 당연히 안 된다, 바쁘다 하시더니 결국 며칠 뒤 대학로 공개방송 현장에 찾아오라고 하셨어요. 찾아 뵈었더니 따뜻하게 말씀하시면서 “지금 눈빛을 보니까 (아나운서) 되겠네” 하시는 거예요. 그 한마디가 저를 만든 것 같아요. 제가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다면 기회는 오지 않았을 겁니다. ‘나’를 끊임없이 탐구해,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이 뭔지 알아내십시오. 그 뒤엔 철저하게 조사하고, 적극적으로 주변에 도움을 구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 계획 세우기

목표가 확실하고 준비도 다 했다면, 번지점프를 하는 마음으로 부딪쳐야 해요. 사람들은 종종 1년이란 기간은 과대평가하고, 일생은 과소평가합니다. 연초마다 계획은 많이 세워요. ‘김태희처럼 살도 빼고, 토익시험도 잘 보고, 학점도 잘 얻자.’ 한데 1년 동안 그 많은 걸 어떻게 다 해요. 한 학기에 하나씩만 하세요. 그러면 대학 다니며 최소 8개는 할 수 있잖아요.

그럼 계획을 어떻게 세우느냐. 제가 활용했던 방법은, 어릴 때 그리던 동그라미 생활계획표예요. 동그라미 계획표에 인생의 비중을 그려봐요. 가족, 사랑, 명예, 부 이렇게 나눠도 좋고요. 내 인생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지 정하는 겁니다. 막대그래프로 10년 주기 계획표를 짜도 돼요. 일주일, 한 달이 걸려도 좋으니 생각을 해보세요. 내가 20년 뒤, 30년 뒤까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얼마 전 10여년 전 수첩을 우연히 찾아 들여다봤더니 저는 거기 쓴 계획대로 지금 살고 있더라고요.

생활에 충실한 사람은 미래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에너지가 소진되겠다, 해외유학을 가면 좋겠지, 서른 넘으면 내 이름으로 된 책이 한 권 나오면 좋겠다.’ 그렇게 계획을 종이에 쓰면서 제 영혼에 새긴 것이죠. 자신의 계획을 적어본 사람과 적어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큰 차이가 있어요.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기 쓰는 것이에요. 자기를 돌아보고 얘기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기회는 누구에게나 옵니다. 그런데 준비하지 않은 사람에겐 기회가 보이지 않거나, 잡을 수가 없어요. 기회가 오는 걸 어떻게 아느냐. 육감으로 알 수 있어요. 여자의 육감.(웃음) 어느 순간 육감적인 이끌림이 오는 때가 있어요. 내면의 소리를 들으려면 평소 자신을 사랑해야 해요. 스트레스 받으면 술을 마실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맛있는 것을 먹이고 잠도 잘 재우고 잘 다독여야죠. 내면의 아름다움, 거기서 나오는 당당한 눈빛에는 누구도 반기를 들지 못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돼요. 자전거를 배울 때 안 넘어지고선 못 배워요. 그런데 왜 인생은 안 넘어지고 가려고 하세요? 제가 한때 일이 잘 안풀려서 친구 어머니에게 “왜 이렇게 일이 안될까요” 했더니, 그분이 “너, 인생을 모르는구나. 인생에서 뜻대로 되는 건 거의 없어”라고 했어요. 겨우 서른살에 변화를 두려워해서 도전하지 못한다면, 80세가 되어 인생을 돌아봤을 때 얼마나 부끄럽고 후회스러울지 생각해보세요. 여러분 자신을 믿고, 인생과 운명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 강연록 전문은 http://all.khan.co.kr에서 확인하세요.


오늘의 인기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