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잼잼] (7) 휘휘 젓고, 쉐킷쉐킷 흔드세요…입안에 퍼지는 ‘몰디브 향’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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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무알코올 칵테일 만들기

19일 서울 종로의 한 요리학원에서 열린 ‘무알코올 칵테일 만들기’ 원데이클래스에서 신현주 강사가 피나콜라다를 만들기 위해 칵테일 원료와 얼음을 쉐이커에 넣고 흔들고 있다.
쉐이커는 재료를 잘 섞어주기 위해 이용하는 것으로 뚜껑을 아래로 한 채 단시간에 힘차게 흔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정근 기자

19일 서울 종로의 한 요리학원에서 열린 ‘무알코올 칵테일 만들기’ 원데이클래스에서 신현주 강사가 피나콜라다를 만들기 위해 칵테일 원료와 얼음을 쉐이커에 넣고 흔들고 있다. 쉐이커는 재료를 잘 섞어주기 위해 이용하는 것으로 뚜껑을 아래로 한 채 단시간에 힘차게 흔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정근 기자


영화 <내부자들> 하면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라는 백윤식의 대사가 자동으로 떠오르지만, 사실 이보다 더 먼저 유명해진 대사는 이병헌의 “모히토에서 몰디브 한 잔”이었다. 덕분에 모히토라는 이국적인 칵테일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푹푹 찌는 여름, 몰디브까지는 못 가더라도 모히토 한 잔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

무더운 여름과 시원한 음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바에서 사 먹는 칵테일 한 잔도 분위기가 있지만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가족 또는 친구끼리 기분을 내보는 것도 색다른 피서일 것. 경향신문 2016년 연례기획 ‘취미잼잼’의 7월 원데이 클래스는 19일 서울 종로의 한 요리학원에서 ‘무알코올 칵테일 만들기’로 진행됐다. 혀끝에서 상큼함이 터지는 모히토, 달콤하게 녹아드는 피나콜라다 두 종류를 만들었다.

허브를 으깨 넣고 과일즙을 짜 넣어 토닉워터와 함께 섞은 칵테일 모히토를 직접 만들어 본 참가자들이 자신이 만든 모히토를 시음하고 있다. 김정근 기자

허브를 으깨 넣고 과일즙을 짜 넣어 토닉워터와 함께 섞은 칵테일 모히토를 직접 만들어 본 참가자들이 자신이 만든 모히토를 시음하고 있다. 김정근 기자


본격적인 만들기에 앞서 신현주 강사가 칵테일의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술을 부드럽게 만들고, 색·맛·향의 조화를 이루게 한다. 마지막 목적이 명문이다. “긴장을 풀고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피곤한 눈에는 다이아몬드 같은 빛을, 혀에는 미끄러운 작용을 준다.”

혀에 침이 고이는 것 같다. 먼저 ‘대세 칵테일’인 모히토 만들기에 도전했다. 여름과 가장 어울리는 칵테일로, 허브의 화한 맛과 과일의 상큼한 맛이 어우러진 칵테일이다. 흔히 레몬과 애플민트를 넣고 만들지만, 좋아하는 허브와 과일을 이용해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쿠바 아바나가 ‘원조’인 모히토는 소설작가 헤밍웨이가 즐겼던 칵테일로도 유명하다. 원래 럼을 기반으로 한 칵테일이지만, 무알코올이기에 토닉워터를 이용해 만들었다.

이날 제공된 과일은 레몬·라임·자몽, 허브는 애플민트·로즈메리였다. 가장 기본적인 맛을 내보기 위해 레몬과 애플민트를 선택했다. 먼저 애플민트 한줌을 잔에 넣고 머들러(막대기)로 으깨어 준다. 포인트는 향만 나게끔 살짝 으깨주는 것. 너무 짓이기면 맛이 텁텁해질 수가 있다. 하지만 살짝 으깨다 보니 향이 안 날 것 같은 의구심에 힘을 주어 마구 으깨버리고 말았다. 레몬을 반으로 쪼개 장식으로 얹어 줄 조각을 얇게 자른 뒤 나머지는 스퀴저로 마구 즙을 낸 후 민트를 으깬 잔에 넣는다.

잔에는 얼음을 가득 채워준다. 칵테일을 만들 때 주의할 점 중 하나는 항상 잔을 차갑게 만드는 것. 미지근한 칵테일은 맛없으니까. 각얼음을 가득 채운 잔에 토닉워터를 잔의 80% 정도로 부어 준다. 시중에 판매하는 탄산수도 괜찮다. 바 스푼으로 바닥의 허브까지 섞이도록 휘휘 저어준 뒤 미리 잘라놓은 레몬 조각을 잔에 얹어주면 끝. 보기에도 상큼한 모히토가 완성됐다.

맛이 궁금했다. 첫맛을 보니 레몬즙을 많이 넣었는지 신맛이 도드라졌다. 시럽이라도 부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얼음이 녹고 맛이 섞이면서 마실수록 상쾌한 맛이 청량감 있게 느껴졌다. 각종 감미료의 인공적인 맛에 길들여진 혀가 정화되는 느낌이랄까. 과연 ‘여름의 칵테일’이라 부를 만했다.

자몽으로 만들면 어떨까. 옆자리 참석자는 자몽과 로즈메리로 모히토를 만들었는데, 자몽의 붉은 주황빛과 로즈메리의 진초록의 조화가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데다 맛도 훌륭했다. 자몽을 이용해 화려하고 색다른 모히토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상큼하게 혀를 정화했으니 이제는 달콤함을 맛볼 시간. 피나콜라다를 만들 차례다. 피나콜라다는 스페인어로 ‘파인애플이 무성한 언덕’을 뜻한다. 이름부터 열대가 밀려온다. 코코넛과 파인애플의 달콤함이 어우러진 칵테일이다. 모히토는 간단히 스푼으로 휘휘 저어 만들었지만 피나콜라다를 만들 때는 쉐이커를 이용한다. 영화에서 바텐더가 현란한 손놀림으로 흔들어대는 그 쉐이커, 맞다.

피나콜라다는 시중에 판매하는 피나콜라다 믹스와 파인애플 주스를 이용해서 만든다. 믹스와 주스를 1:3의 비율로 넣어 쉐이커에 넣는데, 비율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믹스 45㎖, 주스 135㎖를 넣어줬다. 믹스가 없다면 코코넛 밀크나 코코넛 워터 등 코코넛 향이 나는 음료를 넣어주면 된다. 시원함을 위해 쉐이커에도 역시 얼음 절반 정도 넣고 믹스와 주스를 넣은 후 새지 않도록 뚜껑을 꽉 끼운다. 왼손 새끼와 약지로 쉐이커의 아래를 받치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몸체를 감싸준다. 오른손 엄지로 뚜껑을 잡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몸체를 잡는다. 너무 감싸면 손이 시려서 흔들기가 어려워 살짝만 받쳐줘야 한다. ‘과유불급’이라는 인생의 미덕이 칵테일에서도 통한다. 뚜껑을 아래로 한 뒤 아래위로 ‘쉐킷 쉐킷’ 힘껏 흔들어준다. 얼음이 너무 녹아 맛이 밍밍해지지 않도록 단시간에 세게 흔들어주는 게 포인트.

이제 미리 얼음을 채워놓은 잔에 부어서 먹으면 끝. 피나콜라다의 맛은 달콤 달콤, 달콤이었다. 파인애플이 무성한 언덕을 코코넛과 함께 노니는 맛이랄까. 모히토가 깔끔한 맛이었다면 피나콜라다는 코코넛의 풍부한 달콤함에 파인애플의 상큼함이 어우러졌다.

나가서 사 마셔야 할 것만 같았던 칵테일, 알고 보니 만들기가 전혀 어렵지 않았다. 시중에서 재료도 구하기 쉽고, 만들기도 초간단. 쉐이커가 없다면 집에서 핸드블렌더나 거품기를 이용해 잘 섞어주면 된다. 더운 여름, 가족과 연인과, 또 친구와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만든 모히토와 달콤한 피나콜라다를 즐겨 보는 건 어떨가. 몰디브 해변까진 아니더라도 뜨거운 햇볕과 시원한 바다가 느껴지는 맛이다. 아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강추.



좀 더 간단하게 맛있게 만드는 법


1. 모히토에 들어가는 허브를 구하기 힘들다면 깻잎을 대신 넣어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또 시중에 판매하는 민트 시럽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모히토 민트 시럽이 따로 있지만, 민트의 화한 맛이 강해 그린애플 시럽을 함께 섞어주면 좀 더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인터넷 등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시럽은 한 병당 1만5000~2만원.

2. 피나콜라다를 좀 더 맛있게 즐기고 싶다면 생파인애플과 얼음을 넣고 같이 갈아서 스무디처럼 만들면 된다. 코코넛 젤리를 넣으면 쫄깃쫄깃 씹는 맛까지 더해진다.

3. 알코올을 넣고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럼주나 보드카와 같은 투명한 술을 취향껏 첨가하면 된다. 데킬라·위스키와 같은 갈색톤의 술은 색깔을 탁하게 하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소주를 넣어도 된다. 단, 소주의 화학적 맛은 감당해야 한다.

맛내기 숨은 비밀


쉐이킹 잘하기. 정확하게 계량하기.
얼음 충분히 넣기. 체온으로 잔이 데워지지 않도록 잔 아래쪽이나 손잡이 아래쪽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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