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업]이번 달 급여로 한 달을 사는 것, 이것이 돈 관리의 첫걸음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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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김의수 센터장의 ‘행복 위한 돈 다루기’

김의수 ‘돈 걱정 없는 우리집 지원센터’ 센터장이 지난 1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행복을 위한 돈 다루는 법’을 강의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재테크로 수익을 내려고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소득에 맞게 참조틀을 낮추고 지출을 통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선임기자

김의수 ‘돈 걱정 없는 우리집 지원센터’ 센터장이 지난 1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행복을 위한 돈 다루는 법’을 강의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재테크로 수익을 내려고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소득에 맞게 참조틀을 낮추고 지출을 통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선임기자



돈은 두렵다. ‘그깟 돈’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도, ‘돈 돈’ 밝히는 사람도 마음 한구석은 늘 불안하다. 적게 버는 사람들은 아무리 궁리해도 돈 나올 구멍이 안 보이고, 많이 버는 사람들도 언제나 돈은 부족하다. ‘돈 걱정 없는 삶’이란 과연 가능한 것일까? 경향신문 연중기획 ‘인생수업’ 6월 강의 주제는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한 돈 다루는 법’이다. 강사로 나선 ‘돈 걱정 없는 우리집 지원센터’ 김의수 센터장은 지난 15년간 ‘돈 걱정’을 상담했다. 지난 1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 모인 독자들은 김 센터장이 “무엇이 궁금한가”를 질문하자 묻어둔 고민을 털어놨다.

“내년에 결혼하는데 가계 구조를 잘 짜는 방법은 뭘까요?” “행복과 돈의 균형은 어떻게 찾을 수 있습니까?” “노후에 자녀 도움 없이 자립할 수 있을까요?” “3~4년 안에 1억을 모으고 싶은데 적금 말고 다른 재테크 방법은요?” 20여명의 청중들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소득은 그대로…‘사야 할 것’만 늘었다

“제 아버지가 부유했어요. 직원도 꽤 많고 매출도 상당한, 잘나가는 중견기업을 운영하셨죠. 어렸을 때 집이 200평이었어요. 결혼할 때 집에서 34평 아파트를 사 주셨는데 좁게 느껴졌어요. 돌아서면 부딪혀요. 제 참조틀이 200평이니 그럴 수밖에요.”

김 센터장이 본인 얘기를 꺼낸 건 ‘참조틀’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참조틀이란 ‘이 정도 가격이면 살 수 있다’는 사회 전반의 인식 틀이다. 문제는 이 참조틀이 우리 소득 대비 너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제 첫 직장이 현대차였어요. 1995년에 연봉이 1600만원 정도였죠. 차를 사려고 하니 아버지가 ‘네 월급으로 무슨 차냐’고 호통을 치셨어요. 결국 저는 차를 안 샀어요. 돈이 없어서? 아닙니다. 주변 친구들도 전부 차가 없었어요. 이게 바로 참조틀입니다. 지금은요? 당시 1600만원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4600만원 정도인데, 그 정도 받는 사람들은 차뿐만 아니라 그때 제가 못 가진 것들을 더 가지고 있어요.”

김 센터장은 ‘신자유주의’ 얘기를 꺼냈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세계 경제는 신자유주의로 살아났지만 가계 소득은 정체됐다. 한국도 외환 위기 이후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고 기업총소득은 늘었지만 가계 실질소득은 그대로다. 경제성장으로 사람들의 욕구는 늘어났고 참조틀은 올라갔지만 소득은 그걸 뒷받침하지 못했다.

“도시근로자 65%가 소득이 월 250만원 이하입니다. 생각보다 우리는 가난합니다. 소득은 열 단계로도 나누는데 지출 구조는 편차가 훨씬 적어요.” 소득이 200만원이든 500만원이든 상관없이 가지고 싶은 건 비슷하다. 살 수 없을 거라고 느끼는 두려움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자본은 미디어 등을 이용해 우리를 전략적으로 유혹한다. 빚을 내서라도 우리는 소비 대열에 동참한다.

“지금 갖고 싶은 물건이 지금 현실에서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사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정말 갖고 싶으면 우선 순위를 결정하고 계획을 세우라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가족과 대화를 해야 합니다. 돈의 가치와 행복의 기준을 합의해야 합니다. 부인은 돈을 아껴 저축하는 게 그렇게 신날 수 없는데, 남편은 지옥 같다고 얘기하면 안됩니다.”



·참조틀을 낮춰라

소비욕구는 늘어났는데
내 소득은 못 따라간다면…
남 따라하는 지출 줄여야

·지출을 통제하라

소비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단기 대출은 바로 정리해야
돈에 이름표 붙이기도 중요

·행복의 기준을 정하라

방 크기가 행복을 담보 안해
돈과 우리집 행복의 균형점을
가족과 대화 통해 공유해야



■이번달 급여로 한 달을 살자

우선 자신의 소득 구조에 대한 자가 진단이 필요하다. 가계수지표처럼 데이터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자산과 부채를 모두 적고, 수입 대비 지출도 써 본다. 그 아래에 예상되는 소득의 변화와 자녀 결혼처럼 미래에 일어날 이벤트를 적어보고 얼마만큼 돈이 필요한지 체크해 본다.

그런 다음 투명한 지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김 센터장은 “이번달 급여로 한 달을 사는 것, 돈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여기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딸이 어느 날 자꾸 엄마에게 용돈이 없어 가불을 한대요. 얘기를 들어보니 용돈을 받는 날인데도 전처럼 기쁘지가 않대요. 친구들에게 빌린 돈을 갚고 나면 돈이 없다는 겁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도 이 구조입니다. 단기 부채를 끊고 가야 합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급여를 받아서 그 급여로 한 달을 살지 않습니다.”

김 센터장은 이번달 급여로 한 달을 살려면 가장 먼저 ‘단기 대출’을 정리하라고 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금 등 오랜 기간 상환해야 하는 중·장기 부채와는 다르다. 대부분 거의 신용카드 결제액이라고 보면 된다. “오늘 가셔서 미결제금액을 한번에 다 정리하세요. 예금·적금 깨서라도 갚으세요. 그러고 난 뒤 이번달 25일에 한 달 치 월급이 들어오면 다음 달 1일부터 그 월급으로 삽니다. 그달에 받는 월급은 또 다음 달에 씁니다. 지출항목을 구조화하고, 예산을 만들어서 그 예산으로 한 달을 사는 겁니다.”

가계부는 꼭 쓰지 않아도 된다. 목적별로 통장을 쪼개 놓고 거기서 각각 돈이 빠지게 하면 된다. 꼭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쓴다. 포인트 때문에 신용카드를 쓰더라도 선결제를 한다.

“가치 있게 돈을 쓰시려면 돈에 따로 이름표를 붙여야 합니다. 쪼개 놓고 기다리세요. 지난달에 고객 한 분이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가셨대요. 어떻게 가셨나 물으니 제가 보내줬다고 해요. 제가 알려준 대로 한 달에 10만원씩 모은 돈이 그렇게 커졌다고요.”

■연금 대신 조금이라도 벌고 적게 쓰라

김 센터장은 노후 문제도 단순히 ‘돈’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어느 날 60대 치과의사가 찾아와 친구의 노후가 걱정이 된다며 상담을 해달라고 했다. 그 친구는 수십년간 3억원쯤 되는 빌라에 살며 월 270만원 정도를 벌고 있었다. 그러나 김 센터장이 보기에는 치과의사 본인이 더 걱정이었다. 한 달에 2000만원을 벌지만 자녀 교육비 등으로 1700만원을 쓴다고 했다. 아주 아껴도 최소 매달 1000만원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늘 이 수입을 유지할 수 있을까 불안에 떨었다. 반면 그의 친구는 월 200만원 정도 쓰면 아주 잘 살 수 있었다. 70살에 일을 그만둘 예정인데 국민연금과 이런저런 수입을 합치면 비슷하게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

노후에는 일하지 않아 수입이 없을 테니 연금을 잔뜩 든다거나 월세 50만원을 받기 위해 몇억원짜리 부동산을 사는 일보다 50만원을 벌 수 있는 작은 일을 하는 것이 더 쉽고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그러려면 은퇴 후에도 일을 하기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 ‘참조틀’의 원칙은 노후에도 적용된다. “참조틀을 낮추고 지출을 통제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100만원짜리 연금을 들려고 애쓰기보다 지출 50만원을 통제하세요.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50만원 정도 적게라도 벌면서 생활하는 게 낫습니다.”



■‘그 정도’로도 행복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의 인생은 드라마틱하다. 아버지 회사는 부도가 났고, 25억원의 빚을 진 개인파산자가 됐다. 큰딸은 1급 중증 장애아로 태어났다. 결혼 3년 만에 모두 벌어진 일이다. 34평도 좁다던 그는, 파산 이후 서울에 와서 쪽방 생활을 시작했다. 전단지도 돌리고 풀 뽑는 공공근로도 하면서 여덟 군데가 넘는 직업을 전전했다.

“그래도 150만원 벌어서 50만원을 저축했어요. 전세금이 올라도 빚지지 않으려고 동일한 금액의 집으로 옮기다 보니 방이 2칸에서 1칸으로 줄었습니다. 그래도 그 시절 행복은 방 크기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제가 억대 연봉을 받는 지금도 저희 집 한 달 지출이 40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참조틀을 높이지 않거든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겁니다. 더 중요한 건 그 정도로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7월 수업은 - 병과 고통의 동행‘치병 일기’ 쓰기

7월 수업은 ‘나의 고통을 지혜롭게 기록하는 법’입니다.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 있는 이들은 육체적 그리고 심리적인 통증을 겪습니다. 그 가운데 찾아온 나의 감정을 오롯이 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질병은 평소 지나쳐버린 나의 감정과의 만남’이라고 이야기하는 감정사회학 연구자 김신식 ‘문학과사회’ 편집동인과 함께 병과 고통, 감정과 기록의 관계를 예민하게 자각하며 ‘치병 일기’를 쓰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일시: 7월17일 오후 7시~8시30분

장소: 서울 중구 정동길 3 경향신문사 5층 여적향(지하철 1·2호선 시청역 도보 10분, 5호선 서대문역 도보 7분)

참가비용 및 인원: 1인당 2만원, 20명 안팎

신청방법: all.khan.co.kr/apply/ 또는 facebook.com/khanclass/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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