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업]“집중하세요, 하체와 코어” 운동은 ‘생존’입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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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일상 속 피로 푸는 생존운동

지난 22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강의실에서 생존운동을 배우려고 모인 참가자들이 임미정 트레이너와 함께 의자를 활용한 스트레칭 동작을 하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지난 22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강의실에서 생존운동을 배우려고 모인 참가자들이 임미정 트레이너와 함께 의자를 활용한 스트레칭 동작을 하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임미정 전 국가대표 보디빌더

“일단 움직이세요, 산책부터”
활기 찾으려면 근육량 키워야
목~엉덩이 의자 활용해 운동
기본 동작 꾸준한 반복이 중요


매일 아침 휴대폰이 부서져라 알람이 울려야 겨우 반쯤 뜬 눈으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밤새 좁은 상자 안에 구겨져 있었던 것처럼 온몸이 찌뿌둥해 맨손체조라도 해볼까 했지만 시계를 보고 스트레칭은 생략하기로 했다. 지친 몸을 지하철 손잡이에 의지한 채 열차에 실려가는 길, 출근 준비만으로도 하루 에너지의 50%는 사용한 것 같아 허탈한 기분이 든다. ‘큰 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늘 피곤하고 몸이 무거울까?’ 뻐근한 목과 어깨, 구부정한 등과 허리 통증의 원인을 생각해본다. 그러다 주변 사람들을 곁눈질한 뒤 발목을 시계방향으로 돌리거나 목을 좌우로 움직이며 살짝 동작을 취해본다. 마음속으로 ‘오늘은 퇴근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요가 강습을 신청해야지’라고 다짐해보지만 정작 퇴근시간이 되면 다른 약속을 잡거나 또 미루게 될 것을 안다. 그러고는 ‘나만 이렇게 피곤한 건 아닐 거야. 직장인의 숙명이지 별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집으로 향한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강의실. 생존운동을 배우려고 모인 참가자들이 편안한 티셔츠나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손목을 풀며 강의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이창재씨(31)는 “의자에 오래 앉아있고 야근이 많은 업무 특성상 허리가 아프고 자주 피곤해 이대로 가면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떨어진 체력을 키우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중학교 도덕 교사로 근무 중인 이선정씨(39)도 “지난해 면역력이 약해져 고생하면서 앞으로의 건강한 삶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생존운동에 대한 주변 관심이 높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운동’은 건강을 위해서 하는 노력 정도로 생각하지만, 그 앞에 ‘생존’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과로에 노출된 현대인의 현실과 오버랩되며 비장함과 절박함마저 느껴진다. 실제로 학생, 직장인, 육아 중인 부모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현대인은 잠잘 시간도, 식사할 시간도 부족한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PT나 수영, 요가, 배드민턴 등 운동을 시작하지만 야근이나 회식, 갑작스러운 집안 일 등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힘들 때가 많다. 특히 제대로 된 운동 한번 해본 적 없는 저질 체력들에겐 주 1회 운동도 부담스럽다. 체중감량이나 근육질 몸을 이루려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건강한 하루하루를 보내기 위한 생존운동은 가능한 것일까.






“일단 움직이세요. 걸으세요. 그리고 오늘 배운 동작을 하시면 됩니다. 그것만 해도 충분해요.” 강의를 맡은 임미정 트레이너가 ‘운동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을 위해 추천할 만한 운동 관련 책이나 영상’을 묻는 한 참가자의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임 트레이너는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준비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마음의 준비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책이나 영상을 볼 시간에 산책이라도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임 트레이너는 한국체육대를 졸업한 전 국가대표 보디빌더 메달리스트다. 2011년 KBS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에 출연해 3위를 차지한 실력자이기도 하다. 현재 차움 베네핏센터 PT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임 트레이너는 고등학생, 중학생 아들 둘을 둔 ‘워킹맘’이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본인 역시 재활 관련 공부를 하려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는 그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그 와중에도 임 트레이너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마라톤대회 참가를 준비 중이다. 매일 짬을 내 1시간씩 운동을 한다. 그는 “저 역시 다른 분들의 운동을 관리하다보면 바쁘고 힘이 들어 운동할 시간이 없지만 시간을 쪼개서라도 한다”면서 “주변에서 그렇게 일을 많이 하면 ‘죽는다’며 걱정해주지만 계속해서 몸을 움직여 체력을 길러왔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운동과 생존운동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임 트레이너는 “생존운동은 일상에서 계속해서 쌓이는 피로를 풀고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도록 몸의 근육량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이라고 정의한다. “생존운동 하면 뭔가 특별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생존운동이 필요한 분들은 평소 움직임이 적거나 운동을 하러갈 시간이 없는 분들, 운동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분들이 관심을 갖기 때문에 기본 동작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 트레이너가 근육량을 강조하는 이유는 근육량이 체력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체력이 달리면 출퇴근하는 데만 하루의 에너지를 온통 쏟아붓게 되고 과로와 잦은 회식으로 무너진 건강을 다시 회복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 트레이너는 “하체와 코어, 이 두 곳을 집중 공략하는 운동만으로도 체력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b>(사진 1)목 스트레칭</b> 의자에 앉아 왼손을 엉덩이 밑에 깔고 오른손으로 왼쪽 머리 뒤통수를 잡아 사선으로 당기듯 떨궈 10초간 유지한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운동한다.

(사진 1)목 스트레칭 의자에 앉아 왼손을 엉덩이 밑에 깔고 오른손으로 왼쪽 머리 뒤통수를 잡아 사선으로 당기듯 떨궈 10초간 유지한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운동한다.



그렇다면 일상을 건강하게 견뎌낼 체력을 기르기 위한 간단하지만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생존운동 동작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임 트레이너는 의자를 활용한 스트레칭을 소개했다. 의자를 활용하는 동작들은 집에서는 물론 사무실에서도 짬짬이 할 수 있다. 목 스트레칭을 위해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은 뒤 왼손을 엉덩이 밑에 넣고 반대편 손으로 왼쪽 머리 뒤통수를 사선으로 감싸 고개 역시 사선으로 떨군다. 10초 정도 유지한 뒤 반대쪽도 같은 동작을 이어간다. 의자에 앉아 목을 돌리는 동작보다 극대화된 스트레칭 효과를 볼 수 있다(▲사진 1).

<b>(사진 2)척추·가슴·엉덩이 스트레칭</b> 의자에 앉아 오른발을 왼쪽 무릎 위에 올린 뒤 허리를 펴고 가슴이 다리에 닿는다는 기분으로 내려갈 수 있는 범위까지 앞으로 구부려 10초간 유지한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운동한다.

(사진 2)척추·가슴·엉덩이 스트레칭 의자에 앉아 오른발을 왼쪽 무릎 위에 올린 뒤 허리를 펴고 가슴이 다리에 닿는다는 기분으로 내려갈 수 있는 범위까지 앞으로 구부려 10초간 유지한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운동한다.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척추와 가슴, 엉덩이 스트레칭도 한번에 할 수 있다. 오른발을 왼쪽 무릎 위에 올리고 두 손은 쫙 펼쳐 양쪽 다리 위에 올려준다.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가슴이 다리에 닿는다는 기분으로 내려갈 수 있는 범위까지 앞으로 구부린다. 10초 정도 버틴 뒤 반대쪽 다리를 올려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사진 2).

<b>(사진 3)햄스트링 스트레칭</b>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펴서 위로 들어올린 뒤 다리와 같은 쪽 손을 발끝을 잡고 몸 쪽으로 당겨 준다. 이때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반대편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 10초간 유지한 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운동한다.

(사진 3)햄스트링 스트레칭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펴서 위로 들어올린 뒤 다리와 같은 쪽 손을 발끝을 잡고 몸 쪽으로 당겨 준다. 이때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반대편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 10초간 유지한 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운동한다.



앉은 자리에서 한쪽 다리를 펴서 위로 들어올려 허벅지 뒤쪽을 늘려주는 햄스트링 스트레칭도 골반과 허리 등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 발과 같은 위치의 손으로 들어올린 발끝을 몸 쪽으로 당겨주고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반대편 손바닥으로 무릎을 가볍게 눌러준다. 손으로 발을 잡기 어려운 경우 발끝에 수건을 사용해도 좋다(▲사진 3).

<b>기본 스쿼트</b> 자신의 어깨너비로 발을 벌린 뒤 엄지발가락을 살짝 밖으로 향하게 한다. 허리는 곧게 세우고 두 팔은 가슴 앞에서 팔짱을 낀 뒤 엉덩이가 살짝 뒤로 가는 느낌으로 앉는다. 이때 무릎이 발끝과 같은 방향으로 향하도록 주의한다.

기본 스쿼트 자신의 어깨너비로 발을 벌린 뒤 엄지발가락을 살짝 밖으로 향하게 한다. 허리는 곧게 세우고 두 팔은 가슴 앞에서 팔짱을 낀 뒤 엉덩이가 살짝 뒤로 가는 느낌으로 앉는다. 이때 무릎이 발끝과 같은 방향으로 향하도록 주의한다.



자주 들어서 단어는 익숙하지만 제대로 하기는 어려운 스쿼트도 생존운동에 필수다. 임 트레이너는 “스쿼트를 처음 할 때 ‘뒤로 넘어갈 것 같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 의자를 이용하면 더욱 쉽게 동작을 따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의자를 뒤에 놓고 앉을 때 의자에 반 정도만 앉는다는 생각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올 때는 엉덩이와 허벅지에 힘을 꽉 준다. 의자가 없다면 벽에 기대 아치 형태의 허리공간에 짐볼이나 탱탱볼을 넣고 발을 앞으로 반보 내민 뒤 스쿼트를 하면 초심자도 넘어지지 않고 동작을 할 수 있다. 임 트레이너는 “상체와 하체를 연결해주는 엉덩이 근육은 수시로 운동해야 한다”며 “하체 운동만 꾸준히 해도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b>무릎 들기</b> 의자에 앉아 양쪽 손으로 의자를 잡고 두 다리를 살짝 들어 발끝을 몸쪽으로 당긴 뒤 천천히 내리는 동작을 10회 반복한다.

무릎 들기 의자에 앉아 양쪽 손으로 의자를 잡고 두 다리를 살짝 들어 발끝을 몸쪽으로 당긴 뒤 천천히 내리는 동작을 10회 반복한다.



생존운동은 취미라고 하기에는 단조롭고 그다지 매력적인 운동은 아니다. 그래서 한두 번은 실천하지만 차일피일 미루기 십상이다. 하지만 숨쉬기처럼 자연스러운 습관이 된다면 더없이 좋은 운동이기도 하다. 임 트레이너는 모든 운동이 그렇듯이 꾸준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 주변사람들과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오래 운동하는 분들도 목적이 없으면 지치세요. 그래서 고객들께 동기유발을 해드리기 위해 목표치를 정해 성공하면 프로필 사진을 찍어보라고 권해드렸어요. 20대부터 70대까지의 고객들이 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해 도전하셨는데 그중 70대 남성이 가장 멋진 사진을 남기셨어요. 생존운동이라고 해도 몸에 에너지를 채우면 삶이 변화합니다. 자신만의 크고 작은 목표를 정해 시작해 보세요.”

건강하게 살기 위해, 아프지 않기 위해, 살아서 이 하루를 온전하게 보내기 위해 하루 단 10분만이라도 생존운동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가벼운 스트레칭과 에너지를 채우는 동작을 통해 내 몸안에서 생존의 기쁨이 다시 살아날지 모른다.


■5월 수업은

내 아이의 독서교육법


인생수업 5월 주제는 ‘내 아이 독서교육법’입니다. 어떻게 책을 읽어야 잘 읽는 걸까요?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책 읽는 법을 가르치기는 어렵습니다. ‘공부머리 독서법 선생님(공독샘)’ 최승필 선생님에게 ‘독서교육법’을 배워볼까요. 최 선생님은 독서교육전문가이자 어린이·청소년 지식 도서 작가입니다.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공부머리 독서법>(책구루),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 이야기, 사람이 뭐야?>(창비) 등을 썼습니다.

-일시 : 5월21일(화) 오후 7시~8시30분

-장소 : 서울 중구 정동길3 경향신문사 5층 여적향(지하철 1·2호선 시청역 도보 15분, 5호선 서대문역 도보 10분)

-참가비용 및 인원 : 1인당 2만원, 30명 안팎

-신청방법 : all.khan.co.kr/apply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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